어제는 첫째가 유치원에서 졸업앨범 사진을 촬영했다며 종알종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촬영용 옷은 두 번을 갈아입었고 한 번은 책을 들고, 한 번은 꽃을 들고 찍었으며 단체사진까지 모두 세 장의 사진을 찍었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졸업앨범 촬영 날의 약간 어수선하고 들떠있는 그 분위기가 생각나면서 제 마음도 몽글몽글해집니다.
아직 먼 일이라 생각했던 초등학교 입학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친구 엄마에게서 신학기 가방이 매장마다 많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예쁜 가방 놓칠세라 함께 백화점으로 구경을 갔습니다.
초등학생 가방 고르기 팁
친언니가 초등교사라서 어떤 가방을 사야하는지 미리 물어보았어요.
- 가방 덮개(뚜껑) 없는 것
- 체스트벨트(가슴 끈)가 자석으로 된 것
- 실내화 가방 세트
체스트벨트는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꼭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두꺼운 겨울 점퍼에 가방끈이 미끄러질 때 좋다고 합니다. 의자에 가방을 걸어둘 때도 고정시킬 수 있대요.
첫째가 다닐 초등학교는 실내화를 학교에 두고 다니기 때문에 실내화 가방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요건 친구 엄마가 초등학생 학부모에게 물어보고 알려주었어요.
매장에서 직접 메어보기
저학년 가방은 크기가 크지않고 무게도 가볍네요. 대부분 체스트벨트가 있고 어깨끈도 넓고 푹신합니다.
실제로 고를 땐 아이의 마음에 들어야하는 게 제일 우선이겠죠. 그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디자인과 수납 정도.
천천히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가방은 다 메보자고 아이에게 말했어요. 신중한 엄마와 달리 아이는 큰 고민 없이 이것저것 가벼운 마음으로 메봅니다.
마치 옷처럼 가방도 직접 메어보니 느낌이 달라요. 어울리는 것도 있고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빨리 가방을 골랐어요. 절친이 고른 가방을 보더니 나도 이거!! 하더라구요.
친구 따라 골랐다가 마음이 바뀔까 봐 다른 가방도 보여주고 몇 번 다시 묻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거래요.
세 가지 조건은 다 충족합니다. 뚜껑이 없고 자석형 체스트 벨트에 실내화 가방 세트. 손빨래를 자주 해야 할 것 같은 고운 색깔은 장점이자 단점이네요.
사진을 본 아빠도 이 가방이 가장 예쁘대요. 가격은 안 예쁜 179,000원.
취향 차이로 저와 실랑이를 하진 않을까, 혹은 마음에 드는 가방이 없어서 두세 번 더 와야 하진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제 예상과 다르게 20분도 안돼서 가방을 샀네요. 약간 어리둥절 하기도 하지만 개운합니다.
집에 와서 아빠 보여준다며 가방 메는 첫째 모습을 다시 보니 그제야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봄이 되면 봄처럼 화사한 이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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